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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독서

백년동안의 고독 -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를 읽고..

아직도 권위에 대한 추앙이 조금 남았나보다.

노벨상 수상작가라는 그 멘트 하나를 보고 책을 집어들었다.

 

러시아 문학에서나 느꼈던 것을 남미 문학에서 느끼게 될 줄은 몰랐다.

등장인물들의 이름을 구별하는게 굉장히 힘들었다.

할아버지 이름도 '철수'고 아들 이름도 '철수'고 손주 이름도 '철수2' 이고...

하지만 읽다보니 이름이 계속해서 반복되는 것이 남미의 토속민의 현실적인 모습을 보여줌과 동시에

'반복'이라는 키워드를 이끌어내기 위해서 의도된 장치라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은 100년이 넘는 가문의 흥망성쇠를 한 사람의 인생처럼 표현해놓고 있다. 가문의 입장에서 봤을 때 되풀이되는 이름은 사람을 구별하는 태그가 아니라 운명을 구별하는 태그처럼 작동한다.

이름에 맞는 운명을 타고 나는 것처럼 묘사된다.

많은 문학에서 '영원회귀', '반복', 심지어는 장자의 사상까지 맞닿아 있는 무언가가 있다.

우리에게 더 가깝게 다가오고 알수없는 운명이라는 힘을 표현하기 위해서 마술적 리얼리즘이라는 하나의 장르를 도입한 것이 아닌가 싶다.

 

개인적으로는 ‘마술적 현실주의’라는 책의 컨셉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럼에도 책의 매력은.. 뭔지 모르겠지만 몰입력이 있다.(사실 절대 내 스타일의 책은 아니다..)

무언가가 흥하고 망하는 그 것을 보려는 욕구와 도덕성과 비 도덕성 사이의 무언가를 보려는 욕구가 사람에게 내재되어 있어서 재밌게 느낀건가 하는 생각도 든다.

고증이 확실하거나, 불가능하다면 '반지의 제왕'처럼 아예 판타지인 경우가 아니라면 몰입하지 못하는 나의 특성 때문인 듯 하다.

 

볼만한 책이라고 느꼈으나, 내 역량부족인지 왜 노벨문학상을 받았어야 했는가 하는 것은 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