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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독서

달려라 메로스 - 다자이 오사무


다자이오사무 단편집이다.

사실 책의 제목인 달려라 메로스보다는 축견담과 직소를 훨씬 재밌게 봤다.

나는 다자이 오사무라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다.

일상에서 만나면 도무지 정이 가지 않을 스타일이다.

음침하고 가족들에게 식충이처럼 계속해서 돈이나 타 쓰는 모습이 답답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그의 글은 뭔가 말못할 공감을 느끼게 한다.

직소에서 보여준 유다 이야기는 사랑이 혐오로 변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반대로 축견담에서는 혐오가 사랑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상반된 내용인데 두가지 스토리의 감정을 따라가는게 어색하지 않다.

 

어린시절에 공부를 지지리도 못하는 친구가 하나 있었다. 담임선생님께서 그 친구와 함께 공부를 해서 가르쳐보라고 짝을 시켜줬었다. 무언가를 가르쳐서 이 친구가 잘 따라오게 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다. 원래 꽤나 친한 친구였는데, 그 친구가 따라오지 못하는 모습이 너무 화가났다. 그 친구는 내가 짜증을 내는 것을 항상 장난으로 넘겼고 난 그런 물렁한 태도가 너무 싫었다. 짝궁이었던 기간동안 꽤나 까칠하게 그 친구를 대했던것 같다.

같은 태권도를 다녔었는데 어느날 그 친구가 오랜만이라며 인사해줬던 것을 무시했던 기억이 난다. 그러고는 그 친구를 볼 수 없었다. 아마 이사를 가던지 했던 모양이다.

다자이 오사무의 책을 읽으면 항상 그 시절이 생각이 난다. 다만 어린시절의 나에게서 그런 느낌을 받는건지, 그때 지내던 동네 친구들에게서 그런 느낌을 받는건지는 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