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교양 독서

(19)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 무라카미 하루키 하루키의 오리지널리티에 대한 생각은 ‘작가’로서 뿐 아니라 살아가는 데 있어서 성장에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비틀즈나 밥 딜런도 센세이셔널 했지만 그 당시에 욕을 굉장히 많이 먹었었다. 어떤 것이 오리지널리티냐에 대한 하루키의 필요요소는 3가지다. 첫째 다른 표현자와는 다른 독자적인 스타일을 갖고있다. 둘째 그 스타일을 스스로 버전업 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사람들의 정신에 흡수되고 일반화 되어 가치판단 기준의 일부로 편입되어야 한다. 그래서 시간이 참 중요하다. 두번째 세번째 조건은 시간이 지나지 않고서는 도무지 검증할 수 없다. 물론 세번째 조건은 내가 어쩔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시간이 지나면 주변에서 받아들여지기 마련이다. 하루키는 자신을 굳이 따지자면 링 위에 오래 남아..
이야기의 탄생 : 뇌과학으로 풀어내는 매혹적인 스토리의 원칙 - 월 스토 어차피 글을 쓰는 건 재능이고, 매력적인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것은 작가의 역량이므로 다듬을수는 있지만 만들수는 없겠다 생각했었다. '뇌 과학' 이라는 부제가 나를 잡아끈건 그런 연유였을거라고 생각한다. 반쯤은 오만한 마음가짐으로 그래 뭐라고 썼는지 한번 보자라고 책을 읽기 시작했지만, 같이 읽었던 '숄로호프 단편선' 보다는 오히려 이쪽의 책을 집어드는 일이 더 많았던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공감했던 내용이다. 다듬을 수도 있지만 (요즘 일하느라 짬내기가 귀찮기도 하고) 원래 들었던 생각 그대로를 적고 싶어서 아래에 메모했던 것을 남긴다. 감정을 직접 기술하지 말아라. 책을 읽을 때 뇌는 글귀를 뇌 속에서 장면의 모형으로 만든다. 감정을 나타내는 형용사는 이런 모형을 효과적으로 생성하지 못한다. ‘끔찍..
나중에 온 이 사람에게도(생명의 경제학) - 존 러스킨 을 읽고.. 책을 읽을 때 예전과 달라진 점이 하나 있다면 당연한 소리를 하는 것 같은 책을 읽게 됐다는 것이다. 이렇게 된 연유로 시간이 지날수록 당연한 것이 당연하게 되지 않는 세상에 살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 아닌가 싶다. 어찌됐건 '나중에 온 이 사람에게도' 라는 책도 어찌보면 당연한 소리를 하는 것 같기도 하다. 간디가 자신의 인생을 바꾼 책으로 꼽았다는데.. 물론 존 러스킨의 유려한 문체로 풀어낸다는 점. 그리고 그 근원점에 더 깊게 다가가기 위해서 깊게 생각한다는 점이 다르지만.. 책을 다 읽고 난 다음에도 기억에 남는 건 크게 세 가지 였던 것 같다. 1. 부는 그것을 소유 한 사람에 따라 결정된다. 낚싯대의 가치를 아는 사람이라면 그것으로 낚시를 해서 생산적으로 쓰겟지만, 무지한 원시인에게는 ..
백년동안의 고독 -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를 읽고.. 아직도 권위에 대한 추앙이 조금 남았나보다. 노벨상 수상작가라는 그 멘트 하나를 보고 책을 집어들었다. 러시아 문학에서나 느꼈던 것을 남미 문학에서 느끼게 될 줄은 몰랐다. 등장인물들의 이름을 구별하는게 굉장히 힘들었다. 할아버지 이름도 '철수'고 아들 이름도 '철수'고 손주 이름도 '철수2' 이고... 하지만 읽다보니 이름이 계속해서 반복되는 것이 남미의 토속민의 현실적인 모습을 보여줌과 동시에 '반복'이라는 키워드를 이끌어내기 위해서 의도된 장치라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은 100년이 넘는 가문의 흥망성쇠를 한 사람의 인생처럼 표현해놓고 있다. 가문의 입장에서 봤을 때 되풀이되는 이름은 사람을 구별하는 태그가 아니라 운명을 구별하는 태그처럼 작동한다. 이름에 맞는 운명을 타고 나는 것처럼 묘사된다. 많..
해빗 - 웬디우드 Habit이라는 단어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사전에 검색해 보면 독특한 뜻이 하나 나온다. 바로 수녀와 수도사가 입던 의복이다. 수녀와 수도사들이 매일 같은 의복을 입는 것에서 습관이라는 말이 유래됐다고 알고 있다. 버락 오바마는 일을 할때 항상 같은 양복을 입었고, 스티브 잡스는 매일 똑같은 옷을 입었다. 나는 뭔가가 비슷하다고 생각했고 이 책을 고르게 됐다. 당연한 이야기를 할 줄 알았지만 꽤 재밌게 읽은 책이다. 도대체 그들이 말하는 습관은 어떤 힘이 있고 어떻게 작동하는 것일까? 내용 요약 두괄식으로 작성하겠다. 왜 해야하는가를 따졌을 때 '심력'을 생각하면 된다. 습관은 노력이 필요없는 정신의 자동활동 영역이다. 심력을 아낄수록 '본래 처리해야 할 일'에 더 많은 힘을 쏟을 수 있다. 스티..
시계태엽 오렌지 - 앤서니 버지스 오랜만에 보면서 기분이 이상한 책이었다. 그리스인 조르바를 읽을 때도 그랬고, 시계태엽 오렌지를 읽을 때도 비슷한 느낌이었다. 스스로를 통제하지 못하고 무계획성을 보이는 캐릭터를 약간 증오하나보다. 누구나 그런 기질(마구잡이로 살고싶은)을 약간은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나는 그런것들을 혐오하도록 자라온 듯 하다. ‘스톡홀름 증후군’이라는게 있다. 범죄자를 보다보면 범죄자에게 온정이나 동정을 느끼게 되는 증후군인데, 책이나 영화를 읽어도 주인공이 매력적일때 그런 감정을 느낀다. ‘친구’나 ‘타짜’의 주인공은 사실 나쁜짓(도박, 건달)을 하는 주인공인데 가까이서 바라보다보면 내 일인 것 처럼 느껴져 손에 땀을쥐고 ‘잡히지 않았으면..’하는 마음이 일곤한다. 허나, 시계태엽 오렌지는 그런 느낌이 하나도..
달려라 메로스 - 다자이 오사무 다자이오사무 단편집이다. 사실 책의 제목인 달려라 메로스보다는 축견담과 직소를 훨씬 재밌게 봤다. 나는 다자이 오사무라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다. 일상에서 만나면 도무지 정이 가지 않을 스타일이다. 음침하고 가족들에게 식충이처럼 계속해서 돈이나 타 쓰는 모습이 답답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그의 글은 뭔가 말못할 공감을 느끼게 한다. 직소에서 보여준 유다 이야기는 사랑이 혐오로 변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반대로 축견담에서는 혐오가 사랑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상반된 내용인데 두가지 스토리의 감정을 따라가는게 어색하지 않다. 어린시절에 공부를 지지리도 못하는 친구가 하나 있었다. 담임선생님께서 그 친구와 함께 공부를 해서 가르쳐보라고 짝을 시켜줬었다. 무언가를 가르쳐서 이 친구가 잘 따라오게 해야 ..
공화주의 - 모리치오 비롤리 를 읽고... 자유민주주의 공화국이라고 하는 곳에 살고 있다. 어렸을 때 부터 자유와 민주에 대해서는 수 없이 들어왔다. 하지만 '공화'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단 한번도 배우지 못했던 것 같다. 공화주의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좀 더 사소하다. 요즘 '토스'라는 기업이 눈에 밟히는데 토스에 대해서 알아보던 중 토스의 창업주가 치과의사를 때려치고 토스회사를 세우게 된 계기가 이 '공화주의'라는 책을 읽고 난 이후라고 한다. 내 속에는 위인이나 대단한 업적을 이룬 사람들의 공통점을 찾고자 하는 작은 열망이 있는 것 같다. 바로 도서관에 달려가서 공화주의를 빌렸다. 책은 길지 않았지만 다른 철학과 인문학 서적이 그렇듯이 쉽게 읽히지는 않았다. 책의 내용은 간단하다. 공화주의는 자유주의와 똑같이 자유에 대해서 다루는 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