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자-갤런 크랜츠
책 표지에 적힌 것처럼 의자를 다시 생각하게 됐다.
생각해보면 어릴때는 의자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것 같다.
식당에 갔을때도 의자가 있는 식당보다는 바닥에 앉는 식당을 더 좋아했었고
공부를 할때도 바닥에 쭈그리고 앉아서 공부하는 시간이 더 많았다.
학교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의자에 앉는 것에 익숙해져서 나도 모르게 일을 할때나 밥을 먹을 때 의자에 앉아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가끔 바닥에 구멍이 뚫린 식으로 앉을 수 있는 고급 한정식당을 보면서 느꼈던 묘한 기분은 이 괴리 사이에서 나온게 아닌가 싶다.
'의자'는 생각해보면 서양 문물 중에 최전선에서 우리와 맡닿아 있는 가구다.
나는 잘 때와 운동할 때를 제외하고 거의 모든 시간을 의자에 앉아서 보내는 것 같다.
평균 2살때부터 의자에 앉기 시작하면서 안좋은 쪽으로 체형에 변화를 맞게 된다는 작가의 주장은 타당해 보인다.
운동선수들(대체로 의자에 앉아있는것보다 훈련장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많을..)이나 작가가 첨부한 아프리카에서
학교에 가서 의자생활을 하지 않은 사람들의 체형이 훨씬 보기 좋다고 느껴진다.
컴퓨터 앞에 앉아야만 하는 인생을 선택한 나로써는 눈물이 나는 이야기지만, 의자를 잘 선택하고 의도적으로
이런 변화에서 조금은 벗어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니까 썩 나쁘진 않다는 느낌도 든다.
의자에 대한 유행이 어떻게 진화해 왔는지, 그리고 인식이 어떻게 바꼈는지를 보고 있자니
나도 의자를 하나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편안함에 대한 정의(척추에 무리가 덜 가는게 옳은가? 몸이 고정이 잘 되는게 옳은가? 목에 부담이 덜 가는게 옳은가?)
디자인적 아름다움에 대한 정의(재료, 선, 상징성)
와 같은 것들은 절대적이지 않다. 가장 완벽한 의자는 존재하지 않기에 내가 생각하는 것에 맞춰서 의자를 만들어 보고 싶다.
나는 자세라는것은 상대적이고, 가장 옳은 한가지 자세는 없으며, 계속해서 자세를 바꿔가면서 있는 것이 가장 좋은 자세라고 생각한다.
사실 유현준 선생님이 유튜브로 추천해 준 책이라 읽어 봤는데, 건축가라면 한번쯤은 자신만의 의자를 디자인 하고 싶어한다는 말이 무슨 말인지 조금은 알 것 같다.
건축가가 아니더라도 꼭 목공예를 배워서 의자를 한번은 만들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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