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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독서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 - 치누아 아체베

 

 

경희대학교 도서관은 한번 빌리면 2주의 대여기간을 준다.

 

개발책을 빌리러 도서관에 갈때면 2주동안 한 권 정도는 옛날처럼 소설책을 읽어보자고 다짐한 터였다.

 

그래서 사실은 웹기술과 http에 관한 책을 빌리러 갔다가, 모든것이 산산이 부서지다를 만나게 된 것이다.

 

처음에는 지난번에 읽었던 '면도날'이 꽤 마음에 든 터라, 서머싯 몸의 다른 책을 찾아보려고 했었다. 

 

'인간의 굴레에서' 나 '달과 6펜스'를 찾아보려고 했는데 누가 빌려갔는지 도무지 책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러다가 눈에 들어온 것이 치누아 아체베의 책들이었다. 굉장히 나를 설레게 했던 포인트는 아프리카 소설이라는 책의 소개글이었다.

 

생각해보면 프랑스, 러시아, 북미, 영국 소설들은 많이 봐 왔는데.. 아프리카문학이라니.. 단 한번도 보지를 못했다.

 

아프리카 문학의 대표작이라고 하는 이 책에 그래서 끌리게 된 것이다.

 

 

 

 

책은 오콩코 라는 인물에 대한 이야기다.

 

오콩코의 아버지는 굉장한 한량이었기 때문에 가족들을 제대로 부양하지 못한다. 그것을 보면서 오콩코는 어릴 때 부터 

엄청난 자립감을 가지고 살게 된다.

 

남자는 어린시절 아버지를 보면서 본받지 말아야 할 것을 배우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동시에 정신을 차려보면 아버지를 닮아간다.

 

나의 경우는 아버지는 아니었지만 형을 보면서 그런 것들을 꽤 많이 배운 것 같다.

 

주변에 혼자 자립을 빨리 하거나 얌전한 친구들을 보면 꼭 가족중에 한명은 엇나가는 사람이 있었던 것 같다.

 

가족을 보면서 자기 객관화를 좀 더 잘 하게 되는 느낌이랄까. 질풍노도의 형을 보면서 '나는 저러지 말아야지...' 라는 생각을 했었고,

 

돌이켜 보면 형이 없었다면 그 자리에 지랄견 역할을 내가 하고 있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결국에는 오콩코는 백인들의 등장 이후에 사람들의 신임을 잃고 모든 것을 포기하게 된다.

 

어린시절 아버지를 보면서 우두머리가 돼야 겠다. 뭔가를 이뤄야겠다 라고 생각한 오콩코가 결국 모든것을 잃는 장면을 보면서

 

아버지의 모습을 탈피하기 위해 열심히 살아온 모습이 떠올랐다.

 

 

 

학교를 다니면서 열심히 알바를 하고 집에 손 벌리지 않고 살아왔다.

 

혼자 여러가지를 결정하게 되면 언젠가 한번쯤은 마음이 편협해 지는 순간이 온다.

 

가끔은 너무도 내가 살아온 방식이 맞다고 생각이 들어서 다른사람의 말을 듣고싶지 않아지는 내가 앉아있는 것이 느껴진다.

 

그럴때 꼭 어머니와 싸우기도 하고 주변 친구들에게 상처를 준다, 그러면 돌아서 최대한 사과하려고 노력한다.

 

사과할 수 있는 나를 보면서 다시 말랑말랑해지기 위해서 노력한다.

 

요즘 유행하는 꼰대라는 말이 꼭 나이먹은 사람에게만 적용가능한 것은 아닌 것 같다.

 

힘든 삶의 풍파를 견디기 위해서는 단단해져야만 하지만, 유연성이 없는 삶은 재미없고 주변사람을 힘들게 하니까, 말랑말랑 하게 살도록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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